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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은 왜 명작이 되었는가’
한국의 곰브리치, 양정무 교수가 응답하다
『난처한 미술 이야기』의 명성을 잇는 황홀한 명작 수업!
『난처한 미술 이야기』로 미술교양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양정무 교수가 돌아왔다.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는 누구나 명작이라 칭송하는 작품들을 해부하며 과연 미술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되묻는 책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약 1만 5천 년 전 구석기인들이 그린 동굴 벽화에서부터 미의 단서를 추적한다. 이후 석굴암과 판테온, 시스티나 성당 벽화, 제리코와 모네의 그림들을 차례차례 돌아보며 명작의 조건을 탐구한다. 나아가 오늘날의 명작으로 김환기와 백남준의 작품을 꼽으며, 이들의 작업이 과거의 명작들과 어떤 공통점을 지녔는지 살핀다.
저자는 이 책을 ‘통사 중심의 미술사를 보완하는 책’으로 자신 있게 명명한다. 시간의 축을 엄격하게 지키며 서술되는 『난처한 미술 이야기』와 달리 시공간을 뛰어넘어 작품 하나하나를 조명하기 때문이다. 『난처한 미술 이야기』를 즐겁게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을 읽는 기쁨이 배가 될 것이다.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통해 명작에 응답하는 미술사학자의 날카롭게 벼린 시선을 만나보자.
1장
미술이란 무엇인가
2장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석굴암과 판테온
3장
상처 입은 명작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4장
공포와 전율의 명작
테오도르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
5장
‘초격차’의 명작
모네의 수련 연작
6장
20세기 한국의 명작을 찾아서
김환기의 유니버스와 백남준의 다다익선
◆ 책 속으로
흥미롭게도 현대의 몰입형 전시는 원시 시대의 동굴 벽화와 상당히 유사한 전시 효과를 보여준다. 라스코나 알타미라 같은 동굴은 사방이 그림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동굴에서는 울퉁불퉁한 암반에 그려진 동물 그림이 흔들리는 불빛을받아 더 신비롭고 생동감 있게 눈앞에 펼쳐졌을 것이다. 여기에 주술 의식까지 벌어졌다면 이미지에 소리가 더해져 오늘날 전시보다 더 강렬한 몰입감을 주지 않았을까. 현대인이 몰입형 전시에 빠져들 듯, 수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도 동굴 속에서 미술을 이렇게 몰입형으로 경험한 것 아닐까.
-p.31, 1장 ‘미술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내가 도출한 미술의 첫 번째 정의는 다음과 같다. ‘미술은 이미지와 물질로 구성된다.’ 많은 사람이 미술을 주로 이미지로만 생각한다. 사진, 영상 같은 이미지, 또는 우리가 상상하는 어떤 이미지들로 구축된 시각 세계가 미술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화가, 조각가 같은 미술가는 그것을 물질로 전환하는 일을 해낸다. 물론 요즘은 다양한 재료를 쓰고 디지털로 전환하기까지 해서 과거보다 물질성의 개념이 좀 더 광범위해지긴 했지만, 어쨌든 미술가는 이미지를 물질에 담아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내야 한다.
-p.58~59, 2장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중에서
고르지 않은 회벽과 수정 자국, 그리고 거친 붓질, 이런 것들은 완벽한 천장화 기술을 기대한 사람이 보기에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여기에 더 큰 감동이 있다. 이 천장화가 인간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표면 질감과 드로잉이 거친 데다 신체 부위의 위치도 어색한 게 사실이다. 허술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오히려 미켈란젤로의 노고 어린 작업과 그 과정에서 그가 느꼈을 인간적 번민을 생생히 전해주는 것 같다.
-p.99, 3장 ‘상처 입은 명작’ 중에서
특히 명작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갈등하며 시간의 도전과 대결하는 운명인 것이다. 시간을 이겨낼 때 명작은 또 다른 서사를 얻게 된다. 석굴암이 그간 겪었던 수많은 보수에 대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무척 흥미롭다. 하지만 여기서는 명작조차도 부침과 재평가라는 운명을 겪는다는 것, 그리하여 명작은 망각과 예측을 불허하는 역사의 변덕을 이기고 오늘날까지 존재하기에 그 의미가 더 값지다.
-p.121, 3장 ‘상처 입은 명작’ 중에서
한국 현대 미술의 두 거장을 이야기할 때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이런 문명사적인 관점이다. 우리가 미술의 미를 제의적이고 신비하며 경외감을 주는 것이라 정의할 때 나는 김환기의 작품이 충분히 그런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혹은 이와 비슷한 질문을 던지며 작품을 재검토하고 조명해야 한다고 본다. 김환기의 회화가 명작이냐고 물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럼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놓고 이 작품이 명작이냐고 묻는다면 어떨까? 가령 석굴암을 보며 느꼈던 감정을 다다익선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느낄 수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다다익선은 명작이 되는 것이다.
-p.191, 6장 ‘한국의 명작을 찾아서’ 중에서
인문학( 미술사, 예술, 서양,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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